중국 연예계 정풍 운동이 거세지면서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풍 운동(整風運動)은 중국 공산당의 당내 투쟁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마오쩌둥이 주창한 당원 활동 쇄신 운동으로 당원을 교육하고, 당조직을 정돈하며, 당의 기풍을 쇄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영향력 강화를 위해 사회 전반에 강력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시보는 쯔위 팬클럽이 정부 방침에 따라 2주 내로 계정을 수정해야 하니 회원들과 같이 고려해보자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문장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중국 정풍 운동의 칼날이 대만·홍콩 출신 연예인을 향할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천명하는 '하나의 중국'을 공고히 하기 위해 홍콩,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을 탄압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앞서 지난 2016년 쯔위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다 중국 누리꾼들에게 '대만 독립 분자'로 몰려 공격당했다. 이에 쯔위는 "중국은 하나"라며 영상으로 사과했고, 쯔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연예인과 팬덤문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팬들은 좋아하는 연습생을 응원하기 위해 투표 QR 코드가 포함된 우유 27만 개 내용물을 버렸다. 이에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아이돌 팬덤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경우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경고했고, 문제가 된 예능 프로그램은 제작 중단됐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난해 8월 음식 낭비 금지법을 시행한 만큼 우유 낭비 사건이 엄중히 다뤄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CAC는 지난달 아이돌 팬클럽 단속 일환으로 글, 사진, 영상 등 온라인상에 게재된 게시물 15만 건 이상을 삭제하고 관련 계정 4000개를 폐쇄했다. 또 연예인 인기 순위 발표, 미성년자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일, 예능 프로그램 유료 투표 등을 금지했다.
중국 공산당이 연예인과 팬덤 문화를 강하게 억압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공산당은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스타들을 이용해 공산당 영항력을 강화하고, 젊은이들이 사회주의 이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막는다. 이에 인기 중국 연예인들이 공산당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항미원조 동조, 신장 목화 지지, 홍콩 경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아이돌도 공산당 지지 메시지를 SNS에 공유해 국내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공동부유' 국정 기조와 호화 생활을 누리는 연예인 사이 괴리가 강도 높은 규제 원인으로 꼽힌다. 빈부격차를 줄이고 함께 잘 살자며 중국 억만장자들의 자선 기부를 촉발하는 상황에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받는 인기 연예인들의 행보가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탈세 혐의를 받는 배우 정솽(鄭爽)에게 약 54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됐고, 톱 배우 자오웨이(趙薇) 역시 탈세 의혹이 제기되자 온라인에서 그의 출연 작품 정보, 이력 등이 모두 사라졌다. 성폭행 혐의로 베이징 검찰에 체포돼 정식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엑소 출신 크리스(중국명 우이판), 야스쿠니 신사 배경 사진을 찍은 배우 장저한(張哲瀚)도 향후 연예계 활동이 불투명하다.
(사진=뉴스엔 DB)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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