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가 세련되지 않지만 직설 화법이 주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SBS 플러스·NQQ 예능 '나는 SOLO'(이하 '나는 솔로')는 과거 SBS 예능 '짝'을 통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대가로 떠오른 남규홍 PD의 신작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지나칠 정도로 변주가 없는 '나는 솔로'는 자칫 '구시대적이다', '올드하다'라는 평가를 듣기 쉬워 보였다. 현재 방영 중인 한 번 다녀온 돌싱 남녀들의 리얼 연애 관찰물인 MBN 예능 '돌싱글즈'나 구남친 구여친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는 TVING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 이별을 고민 중인 커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카카오TV 예능 '체인지 데이즈'와 비교했을 때 트렌디한 감성의 차별점도 부족해 보였다.
1회까지만 해도 우려하는 점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던 '나는 솔로'는 7월 21일 방송된 2회를 통해 클래식함이 주는 매운맛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입소 첫날 서로를 알아가는 저녁 식사 자리, 반주를 과하게 한 영철이 술주정을 하자 '나는 솔로'는 이를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연출, 자막, 인터뷰엔 호불호의 평가도 거의 없었다. 이런 다큐멘터리식 진행은 실제 상황, 어떠한 방향성 제시 없이 그저 상대를 보이는 그대로 파악할 솔로남녀의 마음을 공감케 했다.
데프콘, 전효성, 이이경 3MC는 직설 화법으로 곧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시청자와 똑같이 오직 화면만 보고 상황과 사람을 파악하는 이들 3MC는 술 취한 영철에 "여자 분들 표정이 안 좋아졌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좋을 것 같다", "첫인상에 큰 실수 한 거 아닌가 싶다"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특히 전효성은 "저는 저런 (만취한) 모습을 보면 다신 기회를 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단호히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곧 일부 시청자의 마음이기도 했다.
'나는 솔로'는 여타 연애 리얼리티처럼 트렌디하지 않지만 그만큼 최대한 꾸며낸 맛을 덜어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선하다. 달달한 BGM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꾸며내지도 않고, 세련미를 주기 위해 굳이 애쓰지도 않았다.
결혼이 간절한 솔로남녀들이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이라는 소개에 맞게 이들의 사랑 찾기는 조금의 포장도 없었다. 중요한 건 '나는 솔로'에 자리 잡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이런 우직함, 직설 화법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완전 일반인들이라 현실감 있다", "다른 연애 프로보다 현실적이라 더 좋다"며 '현실감'을 이 프로의 최고 매력으로 꼽았다.
한국의 편견이 무섭다면서도 나이차 많이 나는 연하를 선호한다는 40대 남성과 아이를 낳고 안 낳고는 아내가 선택할 문제라는 여성들의 입틀막을 부른 남성이 한자리에 있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이 같이 '나는 솔로'의 매력은 거리낌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노출과, 이를 구경하는 재미다. 또한 솔로남녀들의 꾸며내지 않은 가치관을 오픈시키는 건 '짝', '스트레인저' 등 오랜 연애 리얼리티 연출로 다져진 남규홍 PD의 저력이다. (사진=SBS 플러스·NQQ '나는 SOLO')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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